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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채화가 나안수의 글밭 그림밭 7 - 思父畵

기억은 사라지지만 기록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시사21에서는 2018 무술년 새해를 맞아 수채화가 나안수 작가(전남미술협회장)님의 발품으로 만들어낸, 추억 속의 순천을 독자여러분들이 기억할 수 있게 그림과 글로 보여드리고 기록으로 남기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나안수 作, 사부화/종이에 수채/A4

블로그를 뒤적거리다가 한 컷의 사진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 사진을 가지고 그림을 그리면서 지금은 저 먼 그림자 속에 계신 아버지에 대한 생각에 잠겼습니다.

2011년 7월 순천문화예술회관에서 ‘풀빛 붉은 빛’이란 주제로 열린 ‘연(蓮)그림’ 수채화 작품전 오픈식 때 아버지는 어머니와 함께 광양에서 오셨습니다. 그 때 한손에는 닭백숙이 담긴 핑크빛 보자기를 들고 오셨는데 그것을 전시장에서 먹지는 못했지만 지금 뒤돌아보면 정 가득한 선물이었습니다. 전시장과 닭백숙은 아무리 생각해도 어울리지 않지만 오히려 그것이 더 정겹습니다.

그림 속 아버지는 그때 전시장 안에 있는 기둥의 그림자 속에서 나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지금은 계시지 않지만 먼 그림자 속에서 항상 저를 바라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세상에 태어난 이후 나의 첫 기억은 아버지에 대한 기억으로부터 시작된 것 같습니다. 유년시절 아버지가 나를 부르는 애칭이 “암~ 자자”였습니다. 어린 나를 잠재울 때 입 다물고 자라고 불렀을 애칭인데 그 애칭을 따라 말을 배우는 나의 모습이 사랑스러웠던 모양입니다.

나의 나이 50살 즈음에도 아버지는 나를 그렇게 부르기도 했습니다. 유년시절 아버지의 등에 업히고 싶어서 자는 척했던 기억, 자전거 뒤에서 아버지 허리를 꼭 껴안았을 때 안온했던 기억, 멀리 강원도까지 군 면회 오셨을 때 기분 좋았던 기억 등등…….

많은 기억들이 마음 한편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2014년 시의원에 출마했을 때 나를 위해 모든 것을 주셨던 기억은 잊히지 않고 엊그제 일 같기만 합니다.

이러한 기억들이 아버지로부터 많은 영감을 받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을 알았고 그 영감이 지금의 나를 만들면서 많은 길들은 거닐게 했고 또 다른 길을 찾아가게 합니다.

글을 쓰는 지금, 자식을 위해 담을 넘는다는 ‘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과 어린 자식을 위해 그네의 작은 못을 박는 ‘아버지의 마음’ 시 한 구절이 떠오릅니다.

글・그림 나안수/원광대학교대학원 미술학과를 졸업, 전남미술협회 회장, 순천시의원(문화경제위원장)

나안수  nareea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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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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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순이 2018-02-12 15:59:34

    아버님의 사랑과 격려 감동의 드라마 입니다 하늘 나라에서 계속 응원해 주시고 계실 겁니다 가록을 남기시는일 정말 의미 있는 작업이네요 화이팅!!!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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