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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서 시인, “후박나무 아래에서” 시집 출간
기성서 시인의 첫 시집 발간을 축하해주는 순천 삼산도서관 시인학교 회원들과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순천삼산도서관 시인학교 회장을 맡고 있는 기성서 시인은 생애 첫 시집 ‘후박나무 아래에서’를 출간하고 지난 11월 22일 오후 7시, 순천시 삼산 도서관 3층 시청각실에서 출판 기념식을 가졌다.

이날 행사는 야간 총무이자 지송회 회장인 박광영 시인의 사회로 안문수 도서관 운영과장의 축사와 허형만 시인의 격려사, 조병훈, 오지현 시인의 시낭송으로, 동료 회원들은 사진 작품, 화분, 꽃바구니, 꽃다발, 케잌 등으로 시집 출간을 축하하며 함께 기쁨을 나누었다.

2015년 월간 see 3회 추천 신인상으로 등단한 기성서 시인은 등단 이후로도 국제 PEN 한국본부, 서울시인협회, 지송시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시집 표지에서 밝힌 바대로 ‘시는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삶의 흔적이며, 그것을 되새기고 다듬어 정겹고 따사로움을 함께 나눌 수 없나 하는 마음으로 시어를 찾는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그 안에 수록된 시들마다 시인이 사유를 통해 추구하고자 하는 것을 넘어 그것이 주는 기쁨과 슬픔에서 찾은 시어들이 말간 물속에서 헤엄치는 물고기들의 비늘처럼 번득였다.

그런데도 시인은 ‘가장 훌륭한 시는 아직 쓰여지지 않았다’는 나짐 히크메트의 말에는 미치지 못할지라도 부지런히 쓸 것을 전했다.

죄다
거짓말이었다
갑오년 사월
봄날 아침나절
세월이 흐르면 잊혀지고
불리워지지 않을 줄 알았겠지

오른손으로 왼손으로
삐틀지 않고 바르게
이름 석 자 걸고
발로 뛰고 뛰어
옳게 빠르게 자상히 썼던 날
양반으로 받들었는데

줄에 묶인 강아지처럼
꼬랑지 흔들어대며
갑질하는 이 눈치만 살피며
그럼이요 그리하지요
발림소리 잘하는
내시처럼 되어버린 기레기

가슴이 저리고 힘들 때
비 오고 바람 부는 날
대숲에 들어가
고함이라도 질러대라
거짓말이었다고
죄다

이는 ‘기레기’ 전문으로 인지되어 말하고 싶어도, 전하고 싶어도 숨죽이고 눈치 보며 참아내느라 가슴마다 묵은 체증을 앓는 기레기에게 대숲을 찾아 목청껏 내지르라는 풍자적 메세지로 현 사회를 예리하게 비판했다.

기성서 시인이 가족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허형만 원로 시인이 해설에서 밝혔듯 세태의 문제점을 지적하지만 무겁지 않은 풍자와 서정이 오히려 읽는 이들의 가슴을 후련하게 하면서 서정으로 이끌었다고 하였다.

특히 현실을 직시하는 사유로 현실적 모순과 비정상적인 사회현상, 인성을 예리하게 비판함으로써 이 시대에 시인의 존재이유를 밝혔다는 점만 보아도 이 시는 부적절한 현실로 가슴이 답답한 사람들의 묵은 체증을 뻥 뚫어 주었다.

또 다른 시들을 통해 보면 알 수 있듯 유전자 변이의 문제점을 지적한 ‘속성언어’, 깊은 성찰과 깨달음을 일깨워주는 ‘포행’, 빠름과 편리함을 추구하는 현대의 문제점을 짧은 시로 강타하는 ‘디지털 치매’, 인생철학을 딱딱하지 않게 서정적으로 전하는 ‘시작은’, 한 폭의 그림 마냥 이미지가 그려지는 ‘동피랑’, 여행지에서의 바라보는 사유를 통해 인간의 삶을 조명한 감각이 돋보이는 ‘까딸루나 광장-난장판’ 등을 통해 한 그루 거대한 나무의 무성한 가지와 융성한 뿌리의 대지를 떠 올리게 한다는 허형만 원로 시인의 해설이 통감되었다.

이 시집의 기레기처럼 대숲을 찾아 진실을 말하는 사람이 많아져 말간 세상이 되길 기원해본다.

염정금 기자  yeomse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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