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기자수첩
타이밍 놓친 안철수 사과와 추락하는 국민의당
국민의당 안철수 전 공동대표.사진=민중의소리

문재인 대통령 아들 문준용씨의 ‘취업특혜 제보 조작’ 사건과 관련해 이준서 국민의당 전 최고위원이 ‘제보자가 없다’고 밝힌 이유미씨 휴대전화 메시지를 삭제해 증거를 은폐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그동안 이씨가 증거를 조작한 사실을 모르고 당에 제보했다는 이 전 최고위원의 주장이 허위일 가능성을 보여준다. 여기에 이 전 최고위원이 이씨에게 속았기 때문에 당 역시 제보조작 사실을 알 수 없었다는 국민의당 주장도 신빙성을 잃게 되는 정황으로 보여 또 한 번 정치적 파장이 예고된다.

13일 검찰과 국민의당, 정치권 등에 따르면 이 전 최고위원은 지난 5월 6일 이씨로부터 문씨의 취업특혜의혹 증거로 제시됐던 파슨스디자인스쿨 동료들의 카카오톡 대화와 녹취음성파일에 등장하는 제보자가 사실은 가짜라는 메시지를 받았으나, 검찰의 휴대전화 압수수색 전 이를 삭제한 것으로 검찰의 수사과정에서 드러났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그런데도 국민의당은 하루 뒤인 5월 7일 공명선거추진단이 2차 기자회견을 열어 재차 같은 의혹을 제기했다. 그렇다면 이 전 최고위원은 이유미씨 문자로 제보가 허위라는 것을 알고서도, 당에는 제보가 조작된 것이라는 걸 알리지 않았고 당은 또다시 의혹을 제기했다는 것이 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이 전 최고위원이 국민의당 관계자들에게 이씨로부터 듣게 된 제보조작 사실을 전달했으며, 국민의당이 이를 알고도 의혹제기를 밀어붙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정이 이쯤 되다보니, 대선 당시 공명선거추진단장을 맡았던 이용주 의원이 당장 수사 대상으로 떠올랐다. 제보조작 사실을 알고도 기자회견을 지시했을 가능성 때문이다.

이 의원은 사건이 불거진 직후 “이씨의 단독 범행을 주장하며 이 전 최고위원은 결백하다”고 강하게 두둔해왔다. 당내에서는 때문에 “이 의원이 이 전 최고위원을 감싸고도는 것이 결국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기 위해서 아니었겠느냐”는 추측이 일찍부터 제기되기도 했다.

문제는 이 전 최고위원을 방패막이로 삼아 법적책임에 선을 그어왔던 국민의당이다.

만약 이 전 최고위원이 이씨의 제보조작 문자를 검찰수사직전에 지운 것이 사실일 경우, 이 전 최고위원이 이씨에게 속아 조작된 증거를 사실로 믿고 당에 제보했으며, 당 역시 이 전 최고위원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의혹제기를 한 것이기 때문에 무죄라는 고리가 깨지게 된다.

특히나 12일 안 전 의원이 국민들에게 ‘사과’를 했지만, 사과의 진정성(책임부분)과 시기(타이밍)와 내용에서 국민들 다수는 안 전 의원의 사과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사건의 심각성과 파장을 고려했다면 ‘지도부의 인지여부’와는 무관하게 사건이 터질 당시에 즉각 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자신의 책임부분에서 어떻게 책임을 지겠다는 것인지 실체가 없다. 특히나 사건이 터진 후 무려 2주가 넘게 지났다는 시점도 국민들로 하여금 ‘사과의 진정성이 있는지’ 의문을 갖게 하였다.

이번 ‘제보조작’ 사건은, 나라의 운명을 맡기는 대통령을 뽑는 선거에서 유권자의 선택을 바꿀 수 있는 아주 중요한 내용을 조작했다는 것이기에, ‘국기문란’ 또는 거의 ‘내란수준’에 가까운 사건이라 주장하더라도 별 무리가 없다.

박근혜 정부에서 진행한 ‘통합진보당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음모(무죄) 사건’보다 더 큰 국기문란에 해당할 사건이다. 통합진보당은 그 때문에 당을 해체당하기까지 했다. 그런 사례에 따른다면 국민의당도 마땅히 해체되어야 할 정당 아닐까 싶다.

선거결과 문재인 대통령과 안철수 후보 간의 격차가 워낙 컸기에 망정이지, 만약 박빙의 승부였다면 당선자가 바뀔 수도 있는 터였다.

때문에 도저히 저질러서는 안 될 조작사건이다. 그래서인지 그런 엄청난 사건을 일개 당원의 과도한 충성심으로 치부하고, 책임에서 빠져나가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국민의당 지도부의 모습은 국민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국민들은 국민의당이 ‘제보조작’ 사건에 대해 확실하게 책임지고 국민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처절하게 반성하길 바란다. 그런데 오히려 국민의당 지도부가 보여주는 태도는 그런 국민들의 정서와는 상당하리만치 거리가 있는 언행들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당 지도부와 40명의 의원과 당직자들은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다’는 말을 되새겨야 할 시점이다.

양준석 기자  kailas21@hanmail.net

<저작권자 © 시사21,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양준석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