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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정서와 거리 먼 박지원의 ‘특검 제안’

입신의 경지인 ‘바둑9단’에 비유하여 뛰어난 정치력을 발휘하는 정치인을 일컬어 ‘정치9단’이라 칭한다. 그런 ‘정치9단’이라는 칭호를 듣는 국내 정치인이 몇이나 될까? 아마도 손꼽아야 할 것이다.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도 ‘정치9단’으로 분류된다. 그런 박 전 대표가 ‘문준용 특혜취업의혹 국민의당 녹음파일 조작사건’에 대해 해명 사과하면서 “이 사건과 함께 문준용씨 특혜취업사건 전반을 수사하는 특검을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박 전 대표의 제안은 국민정서와는 거리가 멀어도 너무 먼 하수(下壽)의 제안으로 정치적 ‘패착(敗着)’이 될 공산이 높다.

지난 대선 후 국민들은 과거 국민의당에 보냈던 지지를 철회하고 있다. 그 결과 정의당보다 더 지지도가 낮게 나타날 때도 있다. 국민의당 의석수에 비하면 형편없어도 너무 형편없을 정도의 낮은 지지율이다.

그런 와중에 터진 이유미 당원의 ‘조작’사건으로 인해 당이 심각한 사태에 직면하자 박 전 대표가 내 놓은 제안인데, 박 전 대표의 이 같은 제안은 국민심리를 도외시한 정치공학적 제안으로 국민들로부터 더욱 외면당할 제안이다.

박 전 대표가 제안한 “문준용씨 취업비리의혹과 조작사건 둘 다 특검으로 하자”는 것은 오히려 부메랑을 맞을 개연성이 크다. 왜냐면 지금 대한민국의 국민정서가 특검을 원하지 않는 기류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언컨대 혹시 특검이 도입되더라도 국민의당이 처절한 패배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불과 얼마 전에야 ‘이게 나라냐’는 한탄이 나오게 했던 박근혜-최순실의 국정농단 사건을 특검으로 단죄했다. 때문에 국민들은 국정을 농단했던 이른바 ‘적폐세력’을 단죄하고, 새로 뽑은 신 권력이 등극 몇 달 만에 또 다른 특검으로 상처를 입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다. 그것이 국민정서다.

설령 문재인 정부가 선명성과 당당함을 보여주기 위해 박 전 대표의 제안을 받아들여 ‘특검’이 도입 되어도 신 권력의 핵심을 건드리기 힘들다. 과거처럼 새로운 권력자에게 면죄부를 준 것 같은 모양새로 끝날 공산이 높다. 그 결과 상처는 국민의당과 그 당을 지지했던 국민들이 입을 것이다.

이에 지금은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온 ‘조작’ 사건에 대해 국민의당 관계자들은 무조건 사죄하고 국민들의 노여움과 화난 감정이 가라앉기를 바라는 것이, 그나마 취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방법 중 하나다.

‘새정치’가 아닌 ‘공작정치’의 구태를 답습한 것에 대한 국민적 실망감과 배신감이 극에 달해 당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 그런 마당에 박 전 대표의 제안이 자칫 책임을 모면하기 위한 물타기를 시도하려는 모습으로 비쳐지는 순간 국민들로부터 “국민의당 해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올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러니 지금은 국민의당 관계자들은 누구하나 열외 없이 국민정서에 순응, ‘바짝 엎드리시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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