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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마로니에는 피고 있겠지글 / 양동식(경희한의원 원장.순천문학회)
마로니에.사진-양동식

전남 순천 옥천동에서 박란봉 찬새미로 올라가는 길목에는 커다란 활엽수 한 그루가 서 있다. 해마다 꽃을 피우며 탐스러운 열매가 무수히 떨어진다.

그런데 동네 사람들을 붙들고 물어봐도 그 나무 이름을 아는 이가 없다. 어느 가을날 몇 개의 열매를 호주머니에 집어넣었다. 마침 학위 논문 지도를 해주시는 김종홍 박사님께 보였더니 세상에! 마로니에란다.
 
“지금도 마로니에는 피고 있겠지....” 그런 노래를 들으면서 어느 나라 노래인지 동경했던 그 마로니에라니!

동사무소를 찾아가 동장님에게 문의를 했으나 모른다고 했던 마로니에는 순천대학교 캠퍼스에도 몇 그루 있는데 “서양질엽수” 또는 ‘말밤나무’라 한단다. 한 톨을 벗겨 먹어 보았더니 매우 씁쓸하고 독한 맛을 풍겼다.
 
와병중인 친구를 찾아가는 길에 순천중앙교회를 지나치게 되었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데 여섯 그루의 나무에서 설익은 열매를 떨어뜨리고 있었다. 혹시? 짐작대로 마로니에다. 서울 대학로에는 마로니에 공원이 있다고 한다.

이 나무는 고종황제에게 어떤 외국 사절단이 헌상한 두 그루에서 퍼졌다는 말도 전해진다. 손정식 씨도 광양제철의 모 중 . 고등학교 교정에서 많이 보았다고 한다.
 
순천중앙교회가 창립한지 벌써 110년째다. 『선교 100년사』를 썼던 내가 왜 여태 이 나무를 알아보지 못했을까? 아무리 눈이 밝은 사람이라도 제 눈썹은 못 본다더니 그 말이 맞다.

순천중앙교회에는 언제 누가 마로니에를 심었을까? 아무튼 지금도 마로니에는 피고 있겠지.
 
김종홍 박사는 내가 주워다 드린 마로니에 씨앗을 화분에다 심었던 모양이다. 그것이 발아하여 튼튼한 묘목이 되었다고 하면서 내게도 한 그루 주셨다.

나는 날마다 물을 주면서 조용필 . 김희갑이 듀엣으로 부르는 ‘지금도 마로니에는 피고 있겠지....’를 조용히 읊조린다. 지금도 마로니에는 우리 집 마당에서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어서어서 자라서 탐스러운 열매를 맺어달라고 귓속말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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