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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명도 잘못을 인정하거나 ‘사과’하지 않는 정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에 대한 검찰 및 특검수사 5개월 남짓한 사이에 구속된 사람만 20여명이다. 사건의 불똥은 고위공직자뿐 아니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 등 대기업 총수와 학자들까지 구속됐다.

그런데 이처럼 나라가 4개월 째 마비상태인데도 사건에 연루된 어느 누구 하나도 ‘잘못’을 인정하는 사람이 없다. ‘잘못했다’는 인정은커녕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특검수사로 확인된 사실마저도 부인한다.

“(최순실 게이트는) 완전히 엮은 것”이라는 박 대통령의 황당한 억지스러움과 우김질에 국민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가로 젓는다. 스스로 약속한 검찰 및 특검조사와 청와대 압수수색도 거부하는 모습은 국민을 향한 ‘대통령의 갑질’로 비쳐진다.

박 대통령은 2013년 6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재산환수를 위한 특례법을 추진하면서 “성역 없는 비리척결”을 강조했다. 김기춘 전 비서실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사건을 회고하면서 “공직자 지휘·감독을 잘못하거나 부정·비리를 예방하지 못한 직무태만도 탄핵사유다”고 역설했다. 우병우 전 민정수석은 청문회에서 “박 대통령을 존경한다”고 답했다.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해 청와대 수석과 비서관들, 장관, 차관 등이 줄줄이 구속되었는데도, 구속된 당사자들은 물론이고 정부의 관계자들조차도 잘못을 인정하는 사람이 없다. 단 한명이라도 진심으로 사과하는 사람이 없다는 사실이 많은 국민들을 실망시키기에 충분할 지경이다.

구속된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도 마찬가지다. 삼성을 비롯해서 K스포츠와 미르재단에 거액의 돈을 갖다 바쳤던 재벌들도 잘못을 인정하기 보다는 “청와대와 대통령의 강압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돈을 지원했다”는 식의 변명 일색이다.

대통령이란 자리가 어떤 자리인가. 국가의 최고 통수권자로서 국태민안(國泰民安)을 위해 국민을 통합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져야하는 자리다. 그런데 오히려 대통령이 국민을 대변하는 국회로부터 탄핵을 당했다.

대통령은 국회에서 탄핵 당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국민들에게 고개를 들 수 없을 정도로 부끄러워해야 한다. 대통령의 탄핵으로 인해 국민들은 탄핵을 ‘인용’하라는 ‘촛불집회’와 탄핵을 ‘기각’하라는 ‘태극기집회’로 국론이 둘로 쪼개졌다.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인용하든 ‘기각’하든 어떤 결론이 나와도 앞으로도 상당기간 국론 분열을 피하기 어렵다. 이처럼 극심하게 의견이 둘로 갈린 현 상태의 국민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갈등을 치유하고 화해의 길로 들어서 통합과 대화합의 새로운 기틀을 다시 마련해야한다.

국민들로부터 왜 자신이 탄핵을 당했는지 그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을 지는 정치인으로서, 현 박근혜 대통령의 진심어린 ‘사과’와 ‘용서를 비는 모습’이 분열된 국론을 다시 모으는 첫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진심으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빌어야 차갑게 얼어버린 국민들의 마음이 녹는다. 사람이기에 잘못을 저지를 수도 있고 실수를 할 수도 있는 것이다. 문제는 자신이 저지른 잘못에 대해 인정하고 사과하고 용서를 빌 줄 아는 자세다.

진심어린 사과와 용서를 빌 줄 알아야 상대방이 그것을 받아들이게 된다. 그래야만이 서로 간에 새로운 출발이 가능하다.

한 나라의 최고 통수권자로서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는 대통령이 나라의 혼란과 위태로움이 자신으로부터 시작된 엄중한 사실에,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국민들에게 ‘깊게 사죄’하고 물러나는 것이 더 이상 혼란을 막고 분열을 최소화하는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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