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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시장 ‘유죄’, 2심 3심까지 누구의 시간일까?

신대지구 대형병원 유치문제 등 지역사회 동력 상실

“지역사회가 평탄지는 않네요.” 15일 오후 허석 순천시장의 ‘국가보조금사기’죄로 법원이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의 ‘직위상실형’ 선고에 대한 지역민의 짧은 반응이다.

그러나 이 짧은 단어에 담겨 있는 뜻은 결코 짧지 않다. ‘무죄’를 주장하는 허 시장은 항소심을 통해 계속해서 ‘무죄’ 다툼을 하겠지만, 다수의 지역민 반응은 지역발전에 대한 시정운영의 차질을 염려하는 목소리가 많다.

시의원들 또한 안타까움과 함께 시정 동력이 상실될 것을 염려하는 눈치다. 당장 순천시가 신대지구에 유치키로 한 거붕그룹의 대형병원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 우려스럽다.

거붕그룹이 건립키로 한 대형병원은 최소 1000병상에 전문연구센터와 환자가족을 위한 최고급 6성급 메디칼 호텔을 겸비하는 등, 전남을 대표하는 일류병원을 유치한다는 계획이었다.

매머드급 병원 유치로 순천시 의욕이 넘쳤으며, 이는 순천대학교 의과대학 유치와 맞물려 지역사회가 획기적으로 변화할 수 있는 초대형 호재이며, 허 시장 나름의 지역발전을 위한 최대 치적이 될 수도 있는 사업이다.

하지만 허 시장의 법원 ‘유죄’ 판결로 향후 어떤 형향을 미칠지 알 수 없게 됐다. 공무원들의 ‘복지부동’도 우려된다. 허 시장의 ‘무죄’ 주장을 어느 공무원이 얼마나 신뢰성을 가지고 들어주느냐 문제다.

특히나 민선 시장 중 허 시장에 앞서 3명의 전임 시장들이 ‘유죄’로 법의 심판을 받은 순천시이기에, 이를 눈앞에서 지켜봐온 공무원들과 시민들 입장에선 허 시장의 ‘무죄’ 주장에 동의하기 쉽지 않으며, 오히려 허망하게 들릴 소지가 높다.

그리고 1심 판단의 결과가 2심이나 대법에서 일반적인 관례를 크게 벗어나기 쉽지 않다. 때문에 검찰기소에서 1심 구형까지 과정처럼 시간이 길게 가지 않는다. 비슷한 관례를 살펴보면 2심과 3심까지 길어야 1년 남짓한 정도의 법정시간이다.

이 법정시간은 허석 시장의 개인적 시간이기도 하지만 좀 더 광의적 개념에선 순천시민의 시간이기도 하다. 그리고 순천시의회의 시간이기도 하다. 시민을 대표한 시장의 시간과, 그를 뽑아준 시민의 시간, 그리고 또 한축의 시민을 대표하는 시의회의 시간인 것이다.

허 시장이 정말 깊이 있게 고민하고 또 고민해야 할 시간이다. 이 시간을 누구를 위해 써야할 것인지? 자신을 위해 사용할 것인지? 자신을 뽑아준 시민을 위해 사용할 것인지? 그리고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 정말 올바르게 시간을 쓰는 것인지.

시민을 위해 시정을 한 번 경영해 보겠다고 선거에 나선 시장으로서 적어도 그 당시 주장엔 시민이 먼저였을 것이다. 그리고 그 주장에 진실성이 있었다면, 이제 지금부터의 시간은 누구를 위한 시간이 될 것인지? 내면으로부터 깊게 고민하길 바란다.

본인의 ‘유죄’로 인한 재판을 진행하며 지나갈 앞으로의 ‘시간’에 자신이 먼저인지? 아니면 시민이 먼저인지? 스스로 솔직한 대화의 시간을 갖길 권유해 본다. 스스로 행한 어떤 일에 대해 세상 어느 누구나 하늘은 모를 수 있어도 오직 ‘자신’ 만은 가장 솔직하게 아는 법이다.

다른 한편으론 시의회의 위상과 기능에 대해 허유인 의장을 비롯한 시의원들이 오늘을 기점으로 달라져야 한다. 시장의 ‘유죄’가 가져올 파편들로 인한 공무원들의 책임성과 근태에 이전과는 다른 시각과 자세가 필요하다.

양준석 기자  kailas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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