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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석 시장 부끄럼 ‘한 점’ 생기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다’고 목청 높여 외치던 한 사람이 있었다. 보통 사람들 경우 살면서 이런 저런 부끄러운 사연들이 생길법도 한데, 부끄럼 한 점 없다고 외친 그는 참으로 여느 일반인과는 다른 사람 같았다.

한편으론 우리네 삶은 사람이기에 살면서 더러는 크고 작은 실수도 하게 마련이고, 살다보면 본인이 의도치 않게 타인에게 미안한 피해를 끼칠 때도 있다. 사람이기에 그렇다. 그래서 그런 실수나 미안한 일들이 발생하면 진솔한 마음으로 상대방에게 사과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실수나 피해를 끼친 일에는 응당 사과가 당연하다.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고 진솔하게 사과하면서 용서를 구하고, 다시는 그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노라고 약속하면 사람들은 그런 이의 용서를 받아들이게 된다.

그런데 누가 보더라도 실수나 잘못을 행했음에도 불구하고 본인만 아니라면서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은 무척이나 깨끗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는 삶이길 바라’는 윤동주 시인의 ‘서시(序詩)’ 한 구절을 끌어다 강조하면 정말 깨끗해지는가.

여기서 잠시, 윤동주 시인은 서시를 통해 ‘적절한 상징과 시각적 심상을 활용하여 일제 강점기를 살아가는 지식인의 도덕적 순결성에 대한 고뇌와 그것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그리고 시를 통해 순수한 삶에 대한 간절한 의지와 부끄러움 없는 삶에 대한 소망과 미래의 삶에 대한 결의 등을 나타냈다. 이처럼 윤동주 시인의 시는 일제치하를 살아가던 우리민족이 처한 현실에서 도덕적 순결성에 대한 의지를 시를 통해 승화시켰던 것이다.

그 같은 시(詩)의 함의를 ‘자신의 변명을 위해 가져다 사용’한 사람에게 ‘부끄럼 한 점’이 생겼다. 그리고 그 한 사람에게 생긴 ‘부끄럼 한 점’은 그를 둘러싼 지역사회 구성원들에게도 같이 파생되는 ‘부끄러움’이다.

그 같은 ‘부끄럼 한 점’이 지역사회에 확연하게 아로새겨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가 현직 시장이기 때문이다. 시장인 자신에게 씌워진 혐의에 대해 ‘한 점 부끄럼 없다’고 외쳤지만, 검찰은 그에게 1억 6천여만원의 ‘국가보조금 사기죄’로 징역 1년 6월을 구형했다.

물론 ‘무죄’ 추정원칙에 따라 죄의 유무에 대해 확정적인 규정은 삼가야 한다. 그러나 검찰에서 징역형의 구형을 받은 이상 ‘한 점’의 부끄럼은 생긴 것으로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은 게 많은 이들의 생각이다.

허석 순천시장에게 생긴 ‘한 점’ 부끄럼은 나아가 순천시민들의 부끄럼이다. 그를 믿었던 이들에겐 더 크고 뼈아픈 부끄럼이며 그 부끄럼은 배신감으로 번질 수도 있다. 그 부끄럼은 시정의 복지부동을 불러올 소지가 있다.

또한 시장에게 생긴 부끄럼은 공직사회에 ‘최소한의 믿음’이 깨진 것을 의미하기에, 시장의 말과 행동에 ‘영이 얼마나 설지’ 의문이다.

본인의 완전무결함을 강조하기 위해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다’고 항변한 그 한마디가, 인간적인 ‘숨 쉴 틈’과 ‘손 잡아줄 마음 한 줌’의 ‘연민’마저 움츠러들게 한다.

역대 민선 순천시장들 중 한 사람 빼고 모두 사법처리를 받았던 본인들과 지역의 ‘부끄럼’에, 허석 순천시장 또한 그렇게 ‘부끄럼 한 점’ 지역사회에 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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