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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정! 문화의 장소로 거듭나

죽도봉 강남정 카페테리어, 갤러리

빼어난 경치의 호수와 바다 사이
커다란 고을 하나 있으니
예부터 아름다운 강남이라 했다네
화려한 누각에는
신선의 말소리와 제비의 지저귐이 있고
주막 줄줄이 문을 열어
싱싱한 물고기와 붉은 게가 어우러지니
해물 맛 달기도 하구나

..... 중략....

앵무주 주변 십여리에 아른아른 비 내리고
푸른 하늘 멀리 점점이 있는 섬은
반쯤 보이는 삼산 같구나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매개노인 한번 가서 돌아오지 않지만
그때 읊은 풍월이 오늘밤 이야기 거리인 것을

   
▲ 강남정 1층 입구
이는 조현범의 강남악부에 수록된 江南弄의 일부분으로 예부터 순천은 중국의 강남과 유사하여 소강남이라 불리었다. 특히 유유히 흐르는 동천을 내려다보는 죽도봉은 조선시대에 화살대를 많이 생산하던 곳으로 모양이 섬과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그 안엔 강남정, 연자루, 팔마비, 환선정 등 순천의 역사를 품은 것들이 요소요소에 자리하고 있다. 이 중 강남정은 죽도봉 꼭대기에 위치한 전망대로 제일 교포 김계선 옹이 희사한 돈으로 지어진 3층 팔각으로 된 정자이다.

   
▲ 강남정 카페테리아 입구
   
▲ 강남정의 운치있는 야경
10월 끝자락, 이 강남정에 새롭게 둥지를 튼 강남정 카페테리아, 갤러리 체험장이 새로운 명소로 부상 중이라는 소식에 죽도봉으로 향한다. 죽동봉 산책길은 산들바람에 서걱거리는 댓잎 소리, 길섶에 누운 낙엽들의 바스락거림으로 깊어가는 가을을 전한다. 또 공원 초입에선 옛 선비들이 풍월을 읊던 2층 누각인 연자루가 흰 구름 유유히 흐르는 푸른 하늘을 의연하게 떠받들고 그 앞 청백리의 상징인 팔마비와 팔마탑은 죽도봉의 역사를 내비친다.

계단을 올라 가을 햇살마저 숨죽이며 들어서는 아치형의 동백 숲을 지나 마주한 강남정 카페테리아!

   
▲ 강남정 카페테리아 내부모습. 내부에서 순천시내를 한눈에 보면서 차를 마실 수 있다.
순천 시가지를 전망할 수 있는 팔각정 전망대로 더 알려진 강남정 입구에선 소문처럼 짱뚱어와 두루미, 농게를 형상화한 벤치와 철망 나무 조형, 물고기 음수대가 오는 이를 반기고 카페 밖 테라스엔 네 명의 손님이 마주 앉아 정담을 나누고 있다. 그 한가로움에서 시가지의 커피전문점과는 다른 여유로움을 본다.

   
▲ 장미꽃차
강남정 카페리어 문을 밀치고 안으로 들어서니 순천만을 형상화한 목조 천정과 헬리콥터, 자동차의 이색적인 조명이 시선을 끈다. 그 뒤로 혼자 차를 마시고 있는 외국인이 눈에 띄어 서툰 영어로 인사를 하자 반갑게 응한다. 지난 Brisbane Expo 88에 운영위원으로 참석한 죤. 매고리고(호주)는 순천정원박람회 운영위원차 들렀다가 찾은 죽도봉이 무척 아름답다고 전한다.

새삼 순천정원박람회를 통해 해외로 알려진 순천시를 실감하며 박종금 대표에게서 강남정 갤러리, 체험장과 카페테리아를 운영하게 된 사연을 듣는다. 박 대표가 내온 커피와 다과, 장미꽃차의 은은한 향을 혀끝으로 음미하며 정담을 나누는 동안에도 창가에 오밀조밀 놓인 도기 인형, 누런 호박, 앙증스러운 화분이 연신 눈길을 잡아 소소한 즐거움을 전한다.

   

▲ 강남정 카페테리아 입구 주변에 설치된
쇠그물로 남든 나무조형물

“어머니의 건강과 아들을 돌보기 위해 깊은 숲에서 시내 근접의 숲인 이곳으로 온 거죠.
이상하리만치 숲이 좋아해서인지 또 숲 속의 찻집을 운영하게 되었네요.”

전 스파지오 대표였던 박종금씨는 해맑게 웃으며 건강센터 차 문화 예절 교육을 거쳐 커피 전문점을 운영하는 지인에게 1:1 사사 받은 뒤 지난 7월 7일 강남정 카페테리아와 갤러리를 오픈하여 운영 중이라는 것을 전한다. 그리고 커피, beverage(건강음료), 허브 차 외에도 순천농특산물 홍보의 장이자 판매처라는 것과 판매 이익금은 20%를 인재육성기금으로 기부하고 있다는 것을 덧붙인다.

   
▲ 물고기 형상의 음용수. 죽도봉에서 나오는
약수로 죽도봉과 강남정을 찾은 많은
등산객들이 마신다
이 외에 강남정을 찾는 손님의 엽서를 받아 1년 뒤 전해주는 엽서쓰기를 시행하고 있으며 죽도봉을 찾는 시민은 물론이고 관광객의 휴식처를 넘어 사생대회, 전시회, 음악회, 체험장 등 문화의 장소로 확대할 뜻을 내비친다.

가을이 더 깊어간다. 부스러진 낙엽이 서서히 원초적 고향인 흙살로 스러지는 시간, 전통과 역사의 디딤돌 위에서 새롭게 부상하는 명소가 주는 강남정에서 힘을 얻어서일까? 내려오는 발걸음이 오를 때와 달리 한층 가볍다. 
 

   
▲ 강남정 3층 전망대에 마련된 망원경. 순천시내를 구석구석 환하게 들여다 볼 수 있어 순천만도 한눈에 들어온다.

염정금  yeomse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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