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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정원 확대로 들썩이는 전남

광역단체 중 유일하게 의대 없는 전남, 동서부 경쟁
의학계, 의협‧전공의협의회 ‘반대’…병원협의회 ‘찬성’

지난 7월 23일 순천시민 손훈모 변호사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전남동부권 의과대학 유치는 반드시 순천이어야 한다'는 손피켓 기원 릴레이를 시작했다. 손훈모 변호사가 시작한 기원릴레이는 3명씩 지명하면서 날이 갈수록 전 시민적 운동으로 확산되면서, '순천대학교 의과대학 설립'에 커다란 심리적 힘이 되고 있다. 사진출처-손훈모 변호사 페이스북 캡처

정부가 의과대학 정원을 향후 10년 동안 4000명 확대한다고 밝히면서, 전남이 의과대학 유치전에 기대감과 함께 순천과 목포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재 3058명인 의대 정원을 오는 2022년부터 최대 400명 증원해 10년 간 한시적으로 3458명을 유지하며, 공공의대는 폐교된 서남의대 정원인 49명을 활용해 신설한다는 것이다.

의대 유치전에서 가장 활발한 곳은 전국 광역지자체 중 의대가 한 곳도 없는 전라남도다. 동부권의 순천시와 서부권인 목포시는 서로 자신들의 지역에 의과대학과 대학병원이 들어서야 하는 타당성을 강조하면서 치열한 여론전에 돌입했다.

순천시는 순천대 의대유치 방침을 공식화했다. 허석 순천시장은 “전남 동부권은 의과대학 신설의 최적지”라며 “순천의대와 부설 병원이 설립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히고 한 발 더 나아가 의대 유치 시 활용할 부지마련을 위한 논의에도 들어갔다.

특히 순천시 일대 도로 곳곳에는 ‘의과대학은 반드시 순천에 유치되어야 한다’는 현수막 등이 각 직능단체별 명의로 내 걸려있다. 무엇보다 페이스북에선 한 사람이 3명의 지인을 지명하는 ‘순천대학교 의대유치’ 기원릴레이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월 23일 순천시민 손훈모 변호사가 시작한 ‘순천대학교 의과대학 유치’ 기원릴레이는, 날이 갈수록 서로서로 응원을 북돋으며 ‘전 시민적 운동’으로 확산되며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목포도 순천에 뒤질세라 의대정원 확대에 환영 입장을 밝히며 의대 유치를 공식화하고 나섰다. 목포시에 따르면, “전남 서남권은 전국적으로도 65세 이상 고령인구의 비율, 만성질환자 비율이 높지만 의료서비스 공급이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종식 목포시장은 “의대 설립은 건강기본권뿐만 아니라 인구 유입, 사회적 비용 절감 등 지역발전과도 밀접한 사안”이라며 “목포대, 전남 서남권 주민과 함께 의대 설립의 의지를 높여 실행 가능성도 정교하게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도 역시 지역 내 의대유치 필요성을 역설하며, 정부에 ‘전남권 의대유치’를 건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의대가 없는 전남지역에 의대 설립이 사실상 확정됐다”며 “전남 동부권과 서부권에 각각 대학병원과 캠퍼스를 설치해 의대 신설이 고루 돌아가도록 정부에 강력히 건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의대 신설이 필요할 경우 신설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김헌주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채관은 “전남권 의대를 비롯해 여러 곳에서 의대 설립에 대한 언급이 많이 나오고 있다”며, “의대 설립에 적절한 여건을 갖추고 합의해 의대를 설립한다면 당연히 검토할 수 있다. 지역의사제 정원과 별도로 추진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그런 가운데, ‘전라남도의사회’는 지난 7월 27일 의대신설 계획에 반대 입장을 냈다. 전라남도의사회는 “지역적 특성이 전혀 고려되지 않은 그야말로 ‘정치적 결정’으로, 즉각 철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라남도의사회는 “정부와 여당이 전문가의 의견을 무시하고 근거도 없고 합리성도 없는 정책을 밀어붙이려 한다면, 이는 국민과 의료계의 강력한 저항 및 민심이반을 가져올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의대정원 증원과 의대신설 계획이 구체적으로 가시화되자 의사협회가 공개적으로 반대에 나서면서, 지난 수 십 년 동안 줄기차게 촉구해왔던 ‘전남의 의대신설’ 요구가 막상 문 앞에 다다르자 ‘의협’으로 인해 또 다른 갈등이 유발될 조짐을 보이는 것이다.

이를 두고 많은 도민들과 순천시민, 목포시민들은 ‘의협’의 주장을 ‘집단이기주의’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의과대학과 대학병원이 들어설 경우, 의료시장의 커다란 판도가 불가피하다. 평범한 시민들 눈에는, ‘의협’이 의대신설과 대학병원 설립을 반대하는 근본적인 이유로 “의료시장의 변화를 불안해하는 의사들의 반발”로 바라본다.

한편으론 병원협의회는 의대신설과 대학병원 설립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이처럼 ‘의대신설’과 ‘대학병원 설립’을 두고 각자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는 것이다.

서로의 주장 근거로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이유로 든다. 국민들의 건강과 안전문제가 이처럼 서로 자신들이 처한 입장에 따라 극과 극으로 다르게 해석된다면, 정작 가장 중요한 평범한 국민들은 어쩌란 말인가.

31년 만에 의대정원이 증원되는 기회를 맞아 전국 광역시도 중 유일하게 의과대학이 하나도 없는 전남에서, 많은 도민들이 고대하고 기대하던 ‘의과대학 설립’과 ‘대학병원 설립’의 결실을 반드시 맺어야 한다. 물 들어올 때 배 띄우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양준석 기자  kailas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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