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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장춘몽 ‘순천분구’도 모자라 누더기 될 판

국회, 인구 하한선 13만9천 결정 불구 순천은 단일선거구
순천 면 하나 떼어 인접선거구에 넘겨줘야 ‘황당’
‘자존심’ 상하는 순천시민들, ‘부글부글’ 민주당 보이콧 할 수도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운데), 심재철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오른쪽), 유성엽 민주통합의원모임 원내대표가 3월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선거구 획정과 관련해 공동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야말로 일장춘몽(一場春夢)이었다. 하룻밤의 꿈이 아니고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

순천분구가 하루사이에 날아갔다. 4일 오전 전남 순천시민들은 21대 총선에서 ‘순천이 분구된다’는 선거구획정위원회 안 소식에 반색했다. 분구는 그야말로 추운 겨울 지나 따뜻한 봄 같은 새 소식이었다.

그러나 그처럼 달콤한 소식의 여운은 그다지 오래가지 않았다. 불과 하루도 채 가시지 않아 4일 저녁 늦게 불길한 소식이 순천시민들을 강타했다. 아니 배반감이나 다름없다. 그것도 정부 여당인 민주당이 야당과 합의하에 순천분구를 없었던 일로 되돌렸다.

국회가 선거구획정을 차일피일 미루며 제대로 합의하지 못하자,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선거구획정위가 자체적으로 확정안을 만든 것이 순천분구가 포함된 것이었다.

그것도 전남 전체 의석수를 늘리지 못하는 조건에서 인구상한선을 넘긴 순천을 분구하다보니, 하는 수없이 전남 선거구가 누더기가 되었다. 서삼석 의원 지역구를 뿔뿔이 찢어 여기저기 같다 붙이는 누더기를 만들었다. 당사자로선 황당하기 그지없는 일일 것이다.

그러다가 획정위 안을 받아든 국회는 뒤늦게 날뛰더니 급기야 여야 3당이 합의하에 나온 결과가 순천분구는 없던 일이 된 것이다. 한마디로 난장판이 따로 없다. 시쳇말로 ‘지들 맘대로다’.

국회가 헌법기관 이다보니, 국회에서 합의한 안이 바뀔 공산은 거의 없어 보인다. 획정위는 국회 합의안을 바탕으로 다시 획정위 안을 제출할 것이다.

결국 순천은 분구를 할 수 없다. 분구는 할 수 없는데, 인구상한선을 넘긴 현 상태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남는다. 그래서 “국회는 순천의 면 하나를 떼어내 인접선거구에 주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전해진다.

인구를 인위적으로 억지로 떼어내 상한선을 넘지 않게 맞추는 것이다. 이건 뭐 꼼수도 아니고 불법이 분명해 보이는데, 헌법기관인 국회가 하는 일이다보니 힘없는 국민으로선 뭐라 항의할 방법조차도 찾지 못할 정도로 그저 억울할 뿐이다.

한마디로 순천시민들로선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동네북도 아니고 뭐란 말인가.

순천시민들은 이런 황당한 사태를 접하고선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나라’가 이것이냐”고 비꼬면서 “문 대통령이 말하던 나라다운 나라가 이거냐”고 일갈할 정도다.

민주당이 전남지역구를 이처럼 하루 이틀 사이에 누더기로 만들면서 도민들 마음을 헤집은 것도 부족해, 순천인구를 인위적으로 떼어내 다른 지역구 선거에 투표하게끔 한다면, 이건 정말 스스로 화를 자초하는 꼴이 될 것이 자명하다.

코로나19로 안 그래도 힘든 국민들에게 정치권이 위로와 힘을 주지는 못 할망정, 오히려 국민들을 열 받게 하고 짜증나는 구태정치 행태로 정치에 염증을 느끼게 하면, 유권자는 표로 심판을 할 수 밖에 없다.

4일과 5일 하루사이 보여준 대한민국 국회 여당과 제1, 제2야당이 보여준 것은 저열한 정치의 민낯이 고스란히 담긴 코메디다. 이 저급하고 황당하기 짝이 없는 정치모리배들이 보여주는 모습이 코로나19 보다 더 무서운 환멸의 정치바이러스인지도 모를 일이다.

양준석 기자  kailas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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