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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

추석 명절 두레밥상 앞에
몸 기대고 둘러앉은 형제자매
둥근 달처럼 순한 눈빛으로
밤 털듯 추억을 털어낸다
가난이 밤송이 가시처럼 박히던 시절
장남이어서 힘겹던 어깨
장녀여서 포기한 꿈
늘 북이던 차녀. 막내의 하소연
시집오던 해부터 들어서
첫말만 내어도 다 아는 얘기
가시 젖힌 밤송이 틈으로 얼굴 내민
토실한 알밤, 벌레 먹은 밤
살이 차지 않은 껍질 밤
술잔에 털어 놓고서
울다가 웃다가 서로를 보듬는 밤
한가위 달빛이 환하다

여름 내내 쏘아대던 불볕과 9월 초입부터 흩뿌린 가을장마, 그리고 어김없이 찾아든 태풍(링링)이 풍성한 가을 들녘을 뒤흔들어 놓았지만 눈앞에 다가온 추석 명절로 다시금 힘을 얻어서일까?

재래시장과 마트는 선물이나 차례 상에 오를 음식을 준비하기 위해 나온 사람들로 붐비고 TV 홈쇼핑에서도 채널마다 추석 상품에 열을 올리고 있다.

추석은 음력 8월 15일로 가배, 가, 한가위, 중추절 등으로 불리는 우리나라의 두 번째로 큰 명절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큼만 하여라’는 속담처럼 그 동안 가꾼 곡식과 과일을 수확하는 계절로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하다.

이렇듯 풍성한 수확을 하게 해준 조상께 햇곡식으로 만든 송편과 여러 햇과일 등을 차례 상에 올려 감사와 이듬해의 풍작을 기원하는 것이 바로 추석 차례다.

이런 추석의 풍속도가 차츰 변화되고 있다. 전국 방방곡곡 흩어진 가족들이 추석 연휴 동안 고향을 찾느라 혼잡을 빚는 것을 피해 명절 전후에 고향을 다녀오거나 부모님들이 자식들 집으로 올라가는 역귀성도 늘고 있다.

최근엔 추석 연휴를 나홀로 즐기는 ‘혼추족’과 추석에 해외여행이나 가족 여행을 떠나는 ‘추캉스족’까지 새로운 명절 풍경이 생기고 있어서일까? 새삼 옛 조상들께 감사하고 형제자매들이 두레밥상에 둘러앉아 옛 추억으로 다시금 결속하는 추석이 그립다.

염정금  yeomse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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