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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보호센터 건립 사실상 좌초

백지화됐지만 주민투표라는 갈등해결모형 높이 평가

동물보호센터 설립에 대한 주민들의 찬반 투표가 진행되고 있다.

순천시가 승주읍 유흥리에 건립을 추진했던 동물보호센터가 주민들의 반대로 사실상 좌초됐다.

지난 11월 29일 오후 4시에 승주읍사무소 대회의실에서 열린 ‘동물보호센터 건립 주민설명회’에서 허 석 시장과 담당공무원들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설명회 이후 실시한 주민투표에서 부결됐다.

유기동물보호 시설의 선진지라 할 수 있는 고양시 동물보호센터를 영상으로 소개하며 “동물보호시설로 인한 악취나 소음, 환경오염이 전혀 우려되지 않음”을 강조했으나, 이미 ‘반대’ 입장으로 각인된 주민들의 마음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허 석 시장은 “(동물보호센터를) 밀어붙이러 이 자리에 온 것이 아니라 서로간의 생각의 차이를 얘기해 보러 왔다”고 운을 띄운 뒤 “요즘은 아파트 단지에 쓰레기 소각장이 있을 정도로 기술이 발달했다”며 동물보호센터가 들어서더라도 주민들에게 피해가 발생하지 않을 것을 강조했다.

덧붙여 “어딘가는 건립해야 할 시설이며, 건립을 하게 되면 다양한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라며 많은 인센티브 제공까지 제시했지만, 단단하게 걸어 잠근 주민들의 마음을 열지는 못했다.

순천시와 지역주민들의 갈등은 지난 7월 ‘동물보호센터 건립에 관한 공유재산 변경 계획안’이 순천시 의회에 제출되며 시작됐다.

시유지인 유흥리 일대에 150두 정도의 유기견 보호시설을 건립하겠다는 시의 계획에 “수변구역에 환경을 오염시키는 시설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주민들이 반대하고 나섰던 것이다.

주민들이 순천시청 정문에서 집회까지 열며 갈등이 극에 달하기도 했지만, 이번 설명회를 계기로 큰 물리적 충돌 없이 마무리될 조짐이다.

시에서는 동물보호센터 건립을 위해 새로운 장소를 물색해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하는 부담을 안게 됐지만, 찬·반 주민투표로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한 과정은 갈등해결의 새로운 모형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대를 주도했던 마을 이장 A씨는 “강행하지 않고 이 정도에서 마무리돼서 다행이다”라며 “행정기관과 주민 사이에 서로 설득과 타협의 과정을 거친 후 이해당사자들이 참여하는 주민투표의 방식을 도입하는 것도 갈등해결의 좋은 방식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권동현 기자  neov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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