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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도리동의 후한 인심으로 씻는 무더위

어치 계곡의 길농원 민박

우리가 물이 되어 만난다면
가문 어느 집에서들 좋아하지 않으랴
우리가 키 큰 나무와 함께 서서
우르르 우르르 비오는 소리로 흐른다면

이는 강은교 시인의 ‘우리가 물이 되어 만난다면’이라는 시다. 이처럼 물이 감싸고 돌아나가는 아름다운 마을 물도리동! 산과 물, 논밭이 네 자리, 내 자리 다투지 않고 어우러진 모습이 마치 어울렁더울렁 살아가는 순박한 마을 사람들 같아 정겹다. 정자나무의 매미 소리를 들으며 멱을 감는 아이들, 그 그늘 아래 앉아 물과 어우러져 노는 아이들을 보며 자신들의 어린 시절을 추억하는 모습은 한 폭의 그림처럼 평안하다.

   
▲ 계곡에 놓인 편상에 앉아 가족단위 피서객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연일 물폭탄을 들이붓는 중부지역과 달리 간간히 소나기가 흩뿌릴 뿐 폭염과 안개로 이어지는 남부의 장마는 후덥지근한 아열대 기온이나 다름없다. 그래서 에어컨이나 제습기를 켜지 않고는 견딜 수 없을 정도로 폭염이 기승을 부려서일까? 대부분 사람들이 강이나 바다, 계곡으로 피서를 떠난다.

남부 지역의 유명하다는 산의 계곡마다 더위를 피해 피서를 온 사람들로 붐빈다. 특히 호남정맥의 끝자락인 전남 광양시 백운산(해발 1,218㎙)은 고로쇠 물로도 유명할 뿐만 아니라 성불계곡, 동곡계곡, 어치계곡, 금천∙ 하천리 계곡 등 4대 계곡이 있어 전국각지에서 몰려들고 있다.

   
▲ 계곡 옆 아름드리 호두나무가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이처럼 백운산 4대 계곡은 물이 맑고 시원한 곳으로 이름 난 물도리동이다. 이 중 어치와 옥룡 계곡은 숲이 깊어 물이 풍부하고 차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으로 명성이 나 있다. 이 때문인지 곳곳에 펜션과 민박 등이 눈에 띄는데 어치 계곡 상류에 위치한 광양군 진상면 어치리 963번지에 위치한 길농원 민박은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집 앞 계곡은 물론이고 김길석 주인장의 풋풋한 정감이 느껴지는 민박이다.

   

▲ 수심이 깊은곳과 얕은 곳으로
나뉘어져 가족단위 피서객들이 선호한다

어릴 적 고향의 정서를 잊지 못해 2년 전 고향인 이곳에 터를 잡고 노년을 보내던 부부는 앞 계곡이 좋아 지나는 사람마다 민박을 권하는 바람에 시작한 곳으로 마치 고향집을 찾은 듯 평안한 곳이다.

2층 조립 식 집으로 2층은 부부가 기거하며 부부의 자식들이 와 피서를 즐기고 아래 층 방 두 곳을 민박으로 내어 주어서인지 상업적 민박이라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고 고향 집에 머무는 느낌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집 앞 도로 계곡은 물놀이 할 수 있도록 조성되어 민박을 하지 않는 사람들도 주차비와 편상 값만 내면 하루 종일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더구나 계곡 옆에 아름드리 호두나무가 우거져 시원한 그늘을 드리우고 그 아래 물이 흐르고 있어 한여름 무더위를 말끔히 씻어낸다.

여느 해보다 비가 적게 내린 탓에 하류나 수어댐은 수량이 적은 데도 길농원민박의 계곡은 발이 닿지 않을 정도의 깊은 수심과 아이들이 안심하고 놀 수 있는 얕은 곳을 갖추고 있어 가족 단위 물놀이에 적합한 곳이다.

더구나 비가 내려도 길게 드리운 처마로 인해 취사가 가능할 뿐 아니라 대형 냉장고, 싱크대, 세탁기, 샤워 가능한 현대식 화장실을 갖춰 마치 집인 듯 편안하다. 또 직접 기른 채소로 담근 김치를 저장고에 보관해 두었다 내주는 주인장의 후한 인심이 가슴을 푸근하게 하고 옆 텃밭에서 자란 옥수수를 삶아 건네는 정다운 길 농원민박은 마치 깊은 산골 물도리동의 인심이 오롯이 느껴진다.

   
▲ 어치계곡 길농원 민박의 1호방
긴 장마가 끝나면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될 거라는 기상대의 예고다. 전력난이 심각해 에어컨 가동이 두려운 한 여름 무더위를 어찌 이겨낼지 고민이라면 과감히 가족을 동반하고 길농원민박으로 향하라. 이글대는 햇볕이 쏟아붓는 무더위 한 방에 날리는 것은 물론이고 잊고 산 고향의 정취까지 안고 올 것이다.

 

   
▲ 어치계곡 길농원 민박집 전경

 

염정금  yeomse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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